카테고리 없음 / / 2024. 12. 11. 23:05

241211(수) 화가 나는 순간에 대한 부모로서의 자세와 생각, 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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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우리 아이가 화를 문제가 될 정도로 많이 내거나, 폭력적인 행동이 나타나서 쓰는 글은 아니다. 가끔씩 한번씩 짜증내는 아이를 대할때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괜찮을지에 대한 혼자만의 생각이다. 나는 교육자도 육아전문가도 아닌 그냥 평범한 아빠이다. 참고로 우리아이는 9살, 7살 딸 두명이다.

 

요즘 부쩍 큰아이가 짜증을 많이 낸다. 이제 조금있으면 10대가 되어서일까. 원래부터 자기 주장이 강한아이였는데 요즘들어 많이 컸다는게 느껴진다. 일단 뭔가를 하라고 하면 '싫어'라는 대답은 기본이고 어떤 문제를 풀거나 게임을 하더라도 본인의 마음에 안들거나 본인이 지거나 하면 쉽게 화를낸다. 

 

나름 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얘기해주고 아빠인 나에게 져서 씩씩대며 울때는 무관심인 척 지나가보기도 하고 '너가 아빠를 벌써 이기려고 하냐'며 장난삼아 얘기도 하고 그랬는데 아무래도 아직은 본인이 지는것을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문제가 안풀릴떄도 본인이 진다고 생각하는 걸까? 거이 같은 패턴으로 짜증을 자주 부린다.

 

교육을 너무 많이 시키나 생각도 해봤지만 양 때문은 아닌것 같다. 초2아이에게 교육을 어느정도 시켜야 적당히 시키는것이라는 답은 없지만 나름 학교 방과후와 수영/ 클라이밍만 보내기 때문이다. 집에서 수학 문제집 조금과 엄마표 영어를 진행하고 있는데 역시나 집에서 하는것 때문에 이러는지... 매일같이 씨름하기 일쑤이다. 큰애가 그래서 그런지 둘째도 배우는 것 같다. 

 

물론 대부분은 잘 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본인이 오늘 하겠다며 먼저 숙제를 끝내기도 하고 대부분은 같이하자며 얘기하면 조금 귀찮아 하더라도 내 옆에 앉아서 잘 마치고 나오 하이파이브도 한다. 정말 기특하다. 

 

그런데 사람 감정이란게 10번 중 9번을 잘하다가 1번을 못하면 부모님 내가 화가 확 올라오면서 누구야! 빨리하자! 하면서 화가 나기도 하고, 사소한 투정으로 시작했다가 그게 잔소리가 되고 말데꾸가 되고 언성이 높아지는 테크를 타면 그때부터는 무슨 대역죄를 저지른것 마냥 정신교육이 시작된다. 

 

최근에는 이런일도 있었다. 먼저 나는 다른것보다 특히 아이들이 바닥이나 벽에 머리를 박는 것을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데 둘째가 어렸을때 침대에서 몇번이나 떨어져서 머리를 박은것도 있었고 그럴때마다 정말이지 살아있음에 얼마나 감사함을 느꼈는지 모른다. 머리통에 주먹만한 혹을 달고 다닐때를 생각하면 정말 부모로서 그 순간 무었을 하고 있었는지 심하게 자책하게 되는 것이다.

 

아이들이 문틀철봉에서 놀고 있었는데 내가 밥을 조금 늦게 먹어서 먹고있는 사이에 목도리를 걸어 한쪽은 둘째의 허리에 묶고 한쪽은 철봉에 묶어 타잔처럼 행동하다가 앞으로 뛰어 착지는 했는데 목도리가 늘어났다가 당겨지니 둘째를 끌어당겼는지 갑자기 빡! 하는 소리와 함께 둘쨰가 바닥에서 뒹굴고 있는게 보였다. 당시에는 어떻게 넘어졌는지도 몰랐는데 둘째 뒤통수가 바닥에 부딫히며 난 소리인것은 분명했다. 

 

둘쨰야 괜찮냐며 머리를 만져주던것도 찰나 갑자기 내 마음속에 엄청난 분노가 표출되면서 큰소리가 나고 빨래 바구니를 발로 차고 있었다. 얼마나 세게 찼으면 플라스틱 바구니가 깨지며 발이 그 안으로 들어가서 발등 살이 찢겨나가 아직도 메디폼을 붙이고 있는 정도이다. 그 이후 얼음주머니를 뒤통수에 대주고 아빠가 한 행동은 미안하다며 사과를 했지만, 놀란 아이들 눈을 쳐다보기가 힘들었다. 아파서 침대에 누워있는 아이에게 아빠가 그래서 미안하다고 하니 갑자기 울면서 너무 무서웠다고 하는데 정말 강한 후회가 밀려왔다.

 

육아관련 책도 읽고 욱하면 안된다는 사실도 알고 있는데... 물론 매일같이 욱해서 화를 내지는 않는다. 위처럼 폭력적인 행동이 나온것은 생각해보면 아이를 낳고 이제까지 1~2번 정도였던것 같다. 이런행동은 한번도 나오면 안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딱 그 순간이 있다.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 하...

 

이런 자책을 하고 싶지 않으면 참아야 할 것인데 평소와 다른 갑자기 우발적으로 나오는 분노를 참기가 정말 어려운것 같다. 

 

 

요즘 SNS를 나도 모르게 보게되는 경우가 많아서 쇼츠나 릴스를 보는 시간을 줄여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오늘 우연히 어떤 릴스가 너무 마음에 들어왔다. 그 내용이 무었이냐면 짜증내는 아이를 대할때는 "무슨 문제있어?" "아빠가 도와줄까?"로 해결하면 된다는 것이다. 문자만 보면 정말 세상 간단한 방법인데 딱 그 순간에 이 생각이 안드는 이유가 뭘까.

 

이런게 부모로서의 노력을 얘기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이제까지 나는 아이가 화 와 짜증을 내는 상황에서 위처럼 얘기하기보다  "00야 이제 해야되는거야. 할때까지 기다릴거야." "이거 다 해야 마칠꺼야" 등등의 너가 다 해야 끝난다는 의미를 내포한 사실적인 말을 많이 했던것 같고 위 처럼 무슨 문제가 있는지 도와줄게 있는지에 대해선 확인해보진 않았다.

 

내가 모르고 있던 말들이어서 그런지 이상하게 그 릴스가 딱 맘에 와닿았다. 진짜 저 말로 아이의 감정을 어느정도 보듬어 줄 수 있을까? 아직은 모르겠다. 아직 써보질 못했기 때문이다. 

 

가끔 이렇게 화를내고 짜증을 내는 나를 보고 아이가 나를 보고 배우는 구나라는 생각도 든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는말이 참 무서운 말이구나라는 것을 세삼 느낀다. 좋은 행동은 여러번해줘야 겨우 아이가 알아듣는 것같은데 이런 부정적인 감정과 행동들은 이상하리만치 빨리 배우는 것 같다.

 

나도 부모가 처음이라 어떻게 할지 잘 모르겠다. 내가 9살때는 어떤 감정이었는지 또 그때 아빠와 지금의 나와는 아빠로서의 상황도 많이 다르기 때문에 옛날 아빠들처럼 엄하고 무뚝뚝하게 대하는게 답도 아니다. 또 나의 아이들은 내가 아니기에 내가 느끼는 것과 다르게 느낄 수 있다. 참... 너무 깊게 생각하고 있나.

 

그래도 중요한것은 오늘, 비록 릴스에서 배웠지만, 배운것을 확실히 기억했다가 써먹어 봐야겠다. "뭐가 잘 안돼?" "무슨 문제있어?" "아빠가 도와줄까?" 육아에 답은 없다. 모든 아이가 다르고 모든 부모도 다르다. 이렇게 얘기 했을때 릴스와는 다르게 "됐어 필요없어"라고 말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행동을 개선하고 싶고 그걸로 아이들과 지금보다 더 소통이 잘된다면, 아이를 훈육하는데 "화"를 배제시킬수 있다면 더 바랄것이 없겠다.

 

갑자기 가끔씩 화를 내는 나 자신을 보면서 자책이 들었고 마침 SNS에서 좋은 방법을 찾은 것 같아. 이런 생각을 해본다. 건강하고 행복하고 성장하는 우리 가족을 진심으로 응원하는 아빠기 때문이다.

 

P.S 위의 글만보면 우리 아이는 항상 짜증을 내고 나는 항상 화를 내는 것 같지만 사실과 다르다. 아직도 아빠를 사랑하고 아빠와 같이 꿈나라로 가는게 좋다는 아이들이고 나에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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